거꾸로 가는 선박 안전!
이미 2005년에 개정되어 2008년 10월부터 시행될 소형선박 기준에 대해
이제 와서 ‘선원구인난’ 운운하며 반대하는 업계와 정부,
눈앞의 이익에 선박 안전은 뒷전.
최근 정부와 일부 선주들이 소형선박에 승선하는 선박직원(해기사)의 승무기준을 강화하는 선박직원법 시행령의 해당 조항이 채 시행되기도 전에 이를 완화하는 개정안을 내놓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선박은 그 자체로 재산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승선하고 있는 선원들의 생명과 직결되며, 단 한 번의 작은 사고라 할지라도 돌이킬 수 없는 해양오염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에 승선하는 선원들의 승무기준과 선박안전을 위한 선원 자격은 매우 엄격하게 관리·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선박직원법은 제정 목적이 ‘선박에 승무할 자의 자격을 정함으로써 선박항행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인 바와 같이 선박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고, 이를 시행하는데 있어서는 예외없이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 근래에 들어 소형선박에 의한 해상안전사고가 증가 추세에 있어 선박직원(해기사)의 운항 능력 강화에 대한 업계의 공감대가 이루어진 바, 지난 2005년 9월 승무기준 조정에 관한 노사정 합의 하에 소형선박 기준을 ‘30톤’에서 ‘25톤’으로 강화하여 조정키로 하고 선박직원법 시행령을 개정하였다. 이에 따라 소형선박조종사 1인이 운항하던 기존‘25톤과 30톤’사이의 선박들은 6급 항해사와 기관이 2인이 승무하여야 하는데, 갑작스런 시행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하여 3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하였던 바 2008년 10월 1일부터는 본격적으로 개정내용이 시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선주들은 고유가로 인한 경영의 어려움과 선원구인난 등을 이유로 시행도 안 해 본 동 기준을 재조정할 것을 요구하였고, 정부 또한 이를 수용하여 말도 안되는 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어 과연 누구를 위해 일하는 정부인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고유가’핑계만 대는 선주나, 3년의 계도기간과 준비기간을 충분히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몇몇 선주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시행도 안한 제도를 갑자기 손질하려는 정부나 모두 납득할 수 없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지난 6월 8일 ‘고유가 극복 종합대책’과 관련하여 연근해어업의 구조개선을 위해 금년에 연안어선 3,500척, 근해어선 484척 등 총 3,984척을 감척할 계획이며, 지난 2006년에는 1,597척, 2007년에는 2,918척이 감척되어 대량의 실직어선원이 발생한 바 있어‘선원구인난’을 이유로 시행을 반대하는 업계와 정부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전혀 없다. 또한 통과일로부터 시행일까지 3년이라는 충분한 준비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어족 자원 고갈에 따라 소형선박이 갈수록 장거리 항해에 투입되고 있고 장기간 조업으로 인하여 해상에서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소형선박에 대한 해상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개정내용 대로 반드시 6급 기관사면허 소지자가 승선해야 하며 안전기준 또한 강화되어야 한다.
해양사고는 귀중한 인명과 재산의 손실뿐만 아니라 해양의 환경을 오염시켜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비용의 지출을 가져온다. 이는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만 돌이켜봐도 알 수 있다. 찰나의 실수로 생긴 사고이지만, 그 이면에는 안전은 뒷전으로 하고 눈앞의 이익만 챙기려는 선주와 이를 묵인하고 도와주는 정부의 정책이 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운항 상에 문제가 있다면 시행을 하면서 보완을 해도 충분할 것인 바, 노사정 합의에 따라 개정된 해당 조항을 시행도 한번 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재조정함으로써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선주는 이 점 충분히 주지하여야 할 것이다.
2008년 7월 24일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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