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노련은 6월 9일부터 10일까지 열린 국제운수노련(ITF) 수산분과위원회(Fisheries Section Committee) 화상회의에 참석해 세계 각국의 어선원 노동환경 개선과 국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김두영 위원장을 비롯해 박진동 상임부위원장, 박영삼 국제본부장, 박태민 국장과 ITF 수산분과위원, 참관인 등 23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조니 한센 의장이 상호존중정책을 설명하고 관련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시작됐으며, 의제 채택과 지난 회의 결과 승인에 이어 거버넌스, 2025~2029년 업무 프로그램, 어선원 권리, 불이행기국(FONC) 캠페인, 해상 안전, 공급망 책임, 수산분과 컨퍼런스, 국가·지역별 보고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현재 ITF 수산분과가 전 세계 95개 노조, 15만1천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2018년 이후 조합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지난해 마라케시 ITF 총회에서 승인된 수산분과 운영규정을 공유하고, 일부 지역 대표직의 공석 현황도 점검했다.
2025~2029년 업무 프로그램 추진 현황에서는 ITF 수산정책 발표와 함께 벨기에, 가나, 케냐, 코트디부아르, 솔로몬제도의 ILO 제188호 협약(어선원노동협약) 비준, 이주 어업인을 위한 공정한 노동시장 서비스 구축 가이드라인 마련, 공급망 책임 구매와 해양관리협의회(MSC) 인증 개선 활동, 국제 해산물 엑스포 인권 캠페인, 어업인 지원 사례 등이 보고됐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태국 어선원 권리 네트워크(FRN)가 약 6,500명의 이주 어업인을 조직하고, 인도네시아 조직화센터 설립과 정책 플랫폼 출범, 대만 산업안전보건 교육 등을 추진한 성과가 소개됐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페루와 에콰도르를 중심으로 어선 검사 교육과 지역 워크숍을 실시했으며, 오징어 어업 현장의 노동착취 실태를 고발한 보고서도 발표됐다.
다만 미국 정부의 지원 중단으로 국제노동기구(ILO)의 일부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향후 국제 어업인 지원사업의 재원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제시됐다.
권리 의제에서는 2025년 제네바에서 채택된 ILO의 이주 어선원 공정 노동시장 서비스 가이드라인이 소개됐다. 이 가이드라인은 공정한 채용절차와 노동계약, 불만처리 절차, 권리보호와 사용자 책임 등을 담고 있으며, 이주 어선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국제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여성 지도자 교육과 조직화 사업이 확대되고 있으며, 가나에서는 산업형 어업노동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노조가 설립돼 단체협약 체결과 임금인상 기반 마련을 위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과 정신건강, ILO 제188호 협약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2019년 아시아 최초로 ILO 제188호 협약을 비준한 이후 약 6천 명의 이주 어선원을 조직하고 현장 산업안전보건 교육과 단체협약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일부 고용주의 노조 가입자 해고 사례가 발생해 ITF 차원의 대응 필요성이 제기됐다.
필리핀은 ILO 제188호 협약 비준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고용계약서 내용 삭제 등 이주 어선원 착취 사례를 조사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어선원 권리 네트워크 정책 플랫폼’을 출범시키고 노동권 강화와 정부 책임 확대, ILO 제188호 협약 이행을 촉구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아르헨티나, 페루, 에콰도르 등을 중심으로 조직화와 교육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 노동부 지원 중단으로 중단된 사업은 ITF가 후속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비자제도와 복지 사각지대, 통계 미비 등 이주 어선원이 겪는 문제를 공유하고 공급망 전반의 인권 실사와 ILO 가이드라인 도입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불이행기국(FONC) 캠페인 추진 방향도 논의됐다. ITF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송출국 노조, ITF 검사관, 가맹노조 간 협력체계를 강화해 불이행기국 선박에 대한 공동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기준 미달 선박에 대한 정보 공유와 집단 대응을 통해 선주들이 ILO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압박하고, 구조적인 노동환경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장에서는 불법 송출수수료 징수, 시간외수당 미지급, 장시간 노동 등 심각한 노동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오징어 조업 선박의 문제와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기국 변경 사례도 보고됐다.
ITF는 고충처리 데이터베이스와 IUU(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가맹노조 및 검사관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또한 최소 승무기준과 관련한 정책 개정을 위해 워킹그룹을 운영 중이며, 번역과 가맹노조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9월 파나마에서 열리는 수산분과 컨퍼런스에 개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해상안전 분야에서는 상업어업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산업 중 하나이며 매년 약 10만 명의 어업인이 목숨을 잃고 있다는 ILO 자료가 공유됐다.
ITF는 세계 해양의 날을 계기로 ILO와 함께 ILO 제188호 협약 비준과 이행 확대를 위한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어업 분야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산업안전보건 강화를 공동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2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FAO 어업관리 소위원회에서는 지속 가능한 어업 관리와 어선단규모 관리, 글로벌 어업 거버넌스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고 소개했다.
공급망 책임 분야에서는 선원 대상 사전교육과 채용비용, 소개료, 임금 지급 실태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태국에서는 물류·창고·운송 분야까지 포함하는 공급망 협약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ITF와 가맹노조는 참치 가공·유통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노동조건 개선 성과를 거뒀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른 글로벌 수산기업에도 윤리적 공급망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윤리적무역이니셔티브(ETI)와 MSC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수산업과 인권 보호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올해 ITF 수산분과 컨퍼런스는 9월 29일부터 30일까지 파나마시티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초청 연사와 결의안에 대한 가맹노조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국가별 보고에서 선원노련은 한국이 올해 1월부터 외국인 어선원에게도 한국인과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STCW-F 협약과 ILO 제188호 협약은 아직 비준하지 못한 상황이며, 정부 차원의 사전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외국인 어선원은 약 1만 명 규모로 대부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출신이며, 정부는 최근 제주에서 어선원 산업안전보건 정책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안전과 보건 분야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은 STCW-F 협약이 올해부터 발효됐으며 케이프타운 협약도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남미에서는 외국 어선의 조업 확대와 반노조 정책으로 노동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유럽운수노련(ETF)은 공동수산정책을 바탕으로 고령화 대응과 ILO 제188호 협약 기준 확산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기타 안건은 없었으며, ITF 수산분과는 앞으로도 어선원 노동권 보호와 산업안전 강화, 국제 협약 이행 확대를 위해 회원 노조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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