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과 같이 선원근로자의 근로조건과 선내 생활 등을 규정한 법률인 선원법 전면 개정안이 지난 2011년 6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8월 4일 공포된 바 있습니다. 이에 국토해양부를 비롯한 선원 관련 노·사·정은 개정 선원법의 시행에 대비하여 하위법령인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선원법이 상선원 근로자와 어선원 근로자를 통합하여 적용시키는 법률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조항에서는 두 업종의 근로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별도 적용하도록 구분하고 있는데, 업종의 특성을 빌미로 상선원 근로자와 어선원 근로자의 근로조건(유급휴가, 근로시간, 임금 등) 차이가 현격하게 벌어지고 있어 동일 산업내 업종간 형평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특히 어선원 근로자의 경우 퇴직금, 재해보상금 수급 금액에 영향을 미치는 통상임금 및 평균임금 산정기준이 지난 1991년 신설된 이래 단 한 번도 인상 개정된 적이 없습니다.
이처럼 실질임금이 인상된 것에 비해 통상임금 및 평균임금 산정기준은 20년 전 당시의 임금현황을 근거로 삼고 있어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재해나 실업 등으로 근로자의 생계에 어려움이 생겼을 때 근로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어야 할 보상금이 오히려 통상적으로 받는 임금액보다 낮아져 피해가 선원들에게 그대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에 대한 선원근로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선원 근로자와는 달리 근로와 휴식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연속된 휴게와 휴식도 보장되지 않아 시간이 날 때마다 새우잠을 자야하는 어선원 근로자들은 유급휴가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미 장관님께서도 충분히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현행 선원법에 의하면 어선원은 1년에 고작 15일의 유급휴가를, 그나마도 원양어업, 선망어업, 저인망어업에 종사하는 선원들만 부여받을 뿐입니다. 이에 우리 연맹은 조합원의 의견을 들어 어선원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중 통상임금 및 평균임금 산정기준 개선안은 그동안 수차례 건의하였습니다만, 매번 업계의 영세성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선주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건의안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그로 인해 조합원들로부터 선주와 야합하고 정부에 길들여진 노조라는 거센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개선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올해 초 우리 연맹이 개선안을 내놓자마자 선주단체는 녹음테이프를 반복해서 틀어대는 것처럼 ‘업계의 어려움’ 운운하며 현행 유지를 고수했습니다. 이에 국토해양부 선원정책과는 노·사·정 TFT를 구성, 수차례 노사정 교섭을 진행하였는데 선주들은 일말의 개선안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지부진한 교섭을 마치고 정부가 중재안을 마련하기에 이르렀고 우리 연맹은 부족하나마 개선안을 받아들이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선원정책과에서 최근 중재안은 거품처럼 사라지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수 십 년 동안 단 한 번도 개선되지 않았고, 매번 선주의 입장에 양보만 해오다가 이제야 개선안을 마련하게 되었는데 정부 담당자가 교체되었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다시금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우리 연맹의 강력한 항의와 노동계의 적극적인 건의로 최근 정부 개정안이 제출되기는 했으나, 아래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중재안보다 훨씬 후퇴한 안이 나왔습니다.
 혹독하고 힘든 배 위에서의 노동과 생활, 그리고 사회적·문화적 기회로부터 박탈된 채 소외되어 있는 선원 근로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할 국토해양부 선원정책과가 선주의 이해 대변자로 전락한 모습을 보며 우리 선원노동계는 분노를 금할 길 없습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선원들의 임금을 오히려 하락시키는 악법 조항이 수 십 년간 유지되어 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될뿐더러 명색이 어선원 분야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에도 흠집이 될 뿐입니다.
이에 우리 연맹은 선주의 이해만 대변하는 국토해양부(선원정책과)의 선원법 하위법령 개정안에 강력히 항의하며 다음과 같이 수정하여 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 다 음 =
 2011. 11. 18.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이 중 환 |